소통의 부재와 고립으로 고통받지만
내 안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
반듯한 도심 한 모퉁이에 섬처럼 떠 있는 고물상, 신기루처럼 남아 있는 그곳에 그리움과 희망이 피어난다.
입양과 파양의 은밀한 가족사가 진행되면서 일방적이고 단절된 관계의 골은 깊어만 가고 단란한 가정을 꿈꿨던 엄마의 바람은 어긋나지만, 주인공 영래는 스스로를 울타리 속에 가두고 원망만 하면서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된다. 소통의 부재와 고립으로 힘들지만 결코 주저앉지 않고 진실을 밝혀내기에 이른다. 뒤바뀐 삶, 비밀스럽게 어긋난 가족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면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고, 마음의 감동을 더한다.
왜 엄마 아빠는 공개 입양을 선택했을까? 선택받은 아이라는 사실을 엄마가 강조할수록 나는 버려졌다는 막연한 수치심에 시달려야 했고, 나는 여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았음을 깨닫는 영래. 운명의 희생양인 양 내 안의 모든 상처와 결핍, 두려움을 ‘입양아’라는 한마디로 해명하려 했음을 깨닫고 기꺼이 진실 앞에 다가선다.
도시의 부산물과 껍데기가 모여 새 생명을 꿈꾸는 고물섬을 만남으로써 영래에게 멈추어져 있던 세상의 시계는 다시금 희망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줄거리
주인공 이영래는 어느 날 밤 집 근처 호수공원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한 남자를 눈여겨본다. 그 남자의 이름은 오봉호. 고물상에서 일하는 그에게서 고물 도둑이란 누명을 쓴 이영래는 그 고물섬에서 그의 일손을 돕게 된다. 자기 인생을 탓하기만 하는 영래에게 오봉호는 서로의 삶을 바꿔 살아 보자는 제안을 하고, 비슷한 외모의 두 사람은 일주일 간 생활터전을 바꿔서 살게 된다.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영래에게 고물섬에서의 일주일은 불편하고 지루한 시간이지만 고물을 팔러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강아지의 죽음 등으로 인해 마음이 조금씩 달라진다.
집으로 돌아온 영래는 오봉호와 함께 살았던 일주일 간 변화된 엄마 아빠를 눈치 챈다. 우연히 아빠 서재에서 어릴 때 복지시설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는데,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복지관을 통해 입양된 것이 아님을 뒤늦게 알게 된 영래는 사진 속 아이의 실체를 쫓기 시작한다.…